
해상풍력 투자, 306조 시장이 열리는
이유와 투자 포인트
태양광의 약점인 '간헐성'을 해상풍력이 보완할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과, 향후 20년간 306조 원이 들어갈 거라는 정부 추산까지 한 번에 정리해봤어요.
국내 해상풍력 투자 규모
확보 물량
(현재 0.36GW)
(현재 100GW)
요즘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보면 마음이 좀 불편해지죠. 그런데 그 뒤에는 '간헐성'이라는 다소 어려운 단어가 숨어 있어요. 태양광은 해가 떠 있을 때만 전기를 만들다 보니, 정부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 LNG, 에너지저장장치(ESS), 양수발전 같은 데에 막대한 재원을 쏟아붓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16일 전남 여수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의미 있는 분석과 숫자가 동시에 나왔어요. 해상풍력이 태양광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줄 수 있다는 전문가 진단, 그리고 향후 20년간 국내 해상풍력에 306조 원이 투자될 거라는 정부 추산이었습니다. 오늘은 이 두 가지를 묶어서 해상풍력이 왜 지금 투자 테마로 떠오르고 있는지 정리해볼게요.
해상풍력, 왜 태양광의 짝꿍이라 불릴까
태양광 패널은 해가 떠 있을 때만, 그것도 날씨가 좋을 때 더 많은 전기를 만들어요. 문제는 전력 수요는 날씨나 시간과 상관없이 24시간 꾸준히 발생한다는 거죠. 이 둘 사이의 간극을 업계에서는 '간헐성'이라고 부릅니다.
태양광이나 풍력처럼 날씨나 시간대에 따라 발전량이 들쭉날쭉한 특성을 말해요. 전력은 수요와 공급이 항상 맞아야 하는데, 이 간헐성 때문에 추가로 전력망을 안정시킬 장치가 필요해지는 거예요.
16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장다울 오션에너지패스웨이 대표는 해상풍력이 이 문제를 풀어줄 핵심 카드라고 설명했어요. 밤에 발전량이 더 많은 편이고, 흐린 날에는 오히려 바람이 더 부는 경우가 많아서 태양광이 쉬는 시간대를 해상풍력이 채워줄 수 있다는 거죠.
숫자로 보는 시장, 306조 원의 의미
16일 한국풍력산업협회가 전남 여수에서 연 '해상풍력 공급망 컨퍼런스 2026'에서 나온 발표를 보면 규모가 꽤 구체적이에요. 국내에서 해상풍력 1GW를 짓고 20년간 운영하는 데 드는 총 수명주기 비용이 9조 원 정도인데, 이미 발전사업 허가를 받아둔 물량이 34GW나 됩니다. 이걸 곱하면 앞으로 20년간 국내 해상풍력 시장에 들어갈 투자 규모가 306조 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와요.
발전설비가 만들어져서 폐기될 때까지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더한 거예요. 짓는 데 드는 초기 설비투자비용(CAPEX)과, 짓고 난 뒤 운영·유지에 드는 비용(OPEX)으로 나뉩니다. 이번 추산에서는 1GW 기준 초기 투자비 6조 4700억 원, 20년간 운영·유지비 2조 5300억 원으로 잡혔어요.
다만 5월 기준으로 실제 운영 중인 해상풍력은 17개소, 0.36GW에 그쳐요. 발전사업허가를 받은 33.8GW의 1%에 불과한 셈이죠. 허가는 받아뒀지만 아직 첫발도 떼지 못한 사업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뜻이라, 306조 원이라는 숫자는 '이미 확정된 투자'가 아니라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 잠재 시장'으로 읽는 게 더 정확할 것 같아요.
정부가 그려놓은 로드맵
정부는 2030년까지 10.5GW를 보급·착공하고, 2035년까지는 25GW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뒀어요. 발전단가도 지금 킬로와트시당 330원에서 2030년 250원, 2035년에는 150원까지 낮추겠다는 계획입니다. 2030년 이후부터는 매년 4GW씩 새로 지을 수 있는 체력을 만드는 게 핵심 목표예요.
실제 가동은 1%
장기 발주 일정 공개
연 2.8GW 건설역량
연 4GW 건설역량
그동안은 풍량 계측부터 인허가까지 모든 과정을 민간 기업이 떠안는 구조였는데, 이제는 정부가 미리 입지를 개발해두는 '계획입지' 방식으로 바뀌고 있어요.
민간 기업이 각자 알아서 풍량을 재고 인허가를 받던 기존 방식과 달리, 정부가 먼저 입지를 조사하고 행정 절차까지 정리해둔 뒤 사업자를 공모하는 방식이에요. 주민 수용성이나 군 작전 문제처럼 민간이 풀기 어려운 변수를 정부가 먼저 해결해준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가격 제도도 손보고 있어요. 고정가 계약기간을 현재 20년에서 25년으로 늘리고,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PS) 제도를 차액계약제도(CfD)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해요.
RPS는 발전사업자가 인증서(REC)를 시장에서 사고팔며 수익을 맞추는 방식이라 가격이 출렁이기 쉬워요. CfD는 정부가 미리 정한 기준 가격과 실제 시장 가격의 차이를 보전해주는 방식이라, 사업자 입장에서는 수익이 한결 예측 가능해진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런 정책을 조율하는 민관 거버넌스인 '해상풍력경쟁력강화위원회'도 지난 2월 출범했어요. 영국의 정부-산업계 협의체 OWIC을 벤치마킹한 조직인데, 영국은 15년간 민관협력을 통해 보급량을 2GW에서 16GW로 8배 늘렸다고 합니다.
| 분과 | 위원장 소속 | 핵심 과제 |
|---|---|---|
| 비용절감 | 한국공학대학교 조상민 교수 | 표준화된 LCOE 산정 |
| 공급망육성 |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강금석 PD | 국제 경쟁력 있는 터빈 확보 |
| 인프라구축 | (사)넥스트 김은성 부대표 | 항만·선박·계통 인프라 |
이 위원회는 12월까지 분과별 논의를 모은 전략보고서를 낼 예정이라고 하니, 연말쯔음 한 번 더 짚어볼 만한 일정이에요.
누가 돈을 버나, 공급망 부가가치 구조
기후에너지환경부 자료를 보면 국내 해상풍력 공급망에서 부가가치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분야는 운영·유지보수(O&M)로 39%를 차지해요. 그 뒤를 풍력터빈(26%), 보조설비(19%), 설치시공(14%), 사업개발(2%)이 잇고요.
그런데 풍력터빈 공급업체가 사실상 O&M까지 함께 맡는 구조라서, 터빈사 한 곳이 전체 부가가치의 65%를 가져가는 셈이라고 해요. 풍력터빈 시장에서 누가 경쟁력을 갖느냐가 결국 해상풍력 공급망 전체의 승부처라는 뜻으로 읽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
가장 큰 걸림돌, 항만과 설치선박
지금 한국에서 해상풍력을 짓는 데 걸림돌은 인허가만이 아니에요. 실제로 설비를 실어 나르고 설치할 항만과 선박 자체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현재 해상풍력 전용으로 쓸 수 있는 배후항만은 목포신항과 포항영일만 두 곳뿐이라 연간 1.3GW밖에 지을 수 없고, 설치선도 현대프론티어오와 한산1호 두 척뿐이라 연간 1GW 수준이 한계예요.
이 때문에 정부는 2030년까지 울산남신항, 새만금신항, 군산항, 삼천포신항, 해남화원산단, 당진항, 태안항 등 7개 항만을 새로 추가해 연간 건설역량을 2.8GW까지 끌어올리고, 2031년 이후에는 항만 2곳을 더 추가해 1.8GW를 보탤 계획이에요. 15메가와트급 이상 대형 터빈을 다룰 수 있는 초대형 설치선 3척도 새로 들여올 예정인데, 현재 한화오션이 그중 한 척을 건조하고 있다고 합니다.
| 구분 | 2026년 현재 | 2030년까지 |
|---|---|---|
| 배후항만 | 2곳 (목포신항·포항영일만) | 9곳 (7곳 신설) |
| 연간 건설역량 | 약 1.3GW | 약 2.8GW |
| 설치선박 | 2척 (현대프론티어오·한산1호) | 초대형 설치선 3척 추가 |
해상풍력이 바다를 살린다고?
장다울 대표는 해상풍력이 오히려 해양 생태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짚었어요. 실제로 발전기 하부 구조물에 해조류가 붙어살고 작은 어류들이 모여들면서 새로운 서식지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개발 과정에서 일부 자연이 파괴되더라도, 그보다 더 큰 규모의 생태 기여를 통해 전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만드는 개발 방식이에요. 치명적인 생태 공간은 처음부터 피하고, 어쩔 수 없이 생긴 손실은 다른 곳에서 복원하거나 상쇄하는 식으로 접근합니다.
덴마크의 오스테드는 2030년부터 짓는 모든 해상풍력 단지를 이런 네이처 포지티브 방식으로 만들겠다고 이미 선언한 상태라고 해요. 또 쇠락하던 어촌 마을이 해상풍력 거점으로 거듭난 덴마크 에스비에르나 영국 헐의 사례처럼, 지역균형발전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게 장 대표의 설명이었습니다.
해상풍력이 늘어난다는 게 막연히 먼 얘기처럼 느껴질 수 있는데, 사실 전기요금과도 맞닿아 있어요. 해상풍력 비중이 늘수록 ESS나 양수발전 같은 비싼 유연성 자원을 덜 지어도 되니, 전력망을 운영하는 비용 자체가 줄어들 여지가 생기거든요. 또 서남권처럼 인구가 줄어드는 어촌 지역에 해상풍력 클러스터가 들어서면 일자리와 지역 경제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이라, 단순히 에너지 정책 뉴스로만 보기는 어려운 주제예요.
한국에게는 기회다, 글로벌 시장
전 세계 해상풍력 누적 설비용량은 지금 100GW 정도인데, 2050년이 되면 약 2,000GW까지 늘어날 거라는 전망이 나와요. 베트남, 필리핀, 인도 같은 신흥 공업국들도 핵심 발전원으로 해상풍력을 점찍어두고 있다고 합니다.
장 대표는 조선, 철강, 전선, 항만, 해양 엔지니어링, 금융까지 갖춘 한국이 제대로 준비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과 경쟁할 또 하나의 해상풍력 공급망 국가가 될 수 있다고 봤어요. 그러면서 앞으로 5년이 한국 해상풍력이 주요 전략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를 가르는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투자자 인사이트
정책 모멘텀 확인 구간
상반기 입찰 로드맵, 12월 위원회 전략보고서 등 정책 일정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관련 뉴스 흐름을 따라가 볼 만한 시기예요.
인프라 투자 확대
항만 7곳 신설, 초대형 설치선 도입 등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조선·항만 관련 기업들의 수주 흐름도 함께 살펴볼 부분이에요.
인허가·수용성·단가 부담
복잡한 인허가 절차, 주민 수용성 문제, 주요국 대비 높은 발전단가는 여전히 보급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요인으로 남아 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수출 기회
전 세계 시장이 2050년까지 20배 가까이 커질 거라는 전망 속에서, 조선·터빈·O&M 역량을 갖춘 기업들의 해외 진출 가능성도 주목됩니다.
Q&A
오늘은 해상풍력이 왜 태양광의 짝꿍으로 불리는지, 그리고 306조 원이라는 숫자가 어디서 나왔는지를 함께 짚어봤어요. 정부가 그려놓은 로드맵은 분명하지만, 항만이나 설치선박처럼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인프라가 아직 한참 부족한 것도 사실이에요. 그래서 이 시장은 '이미 다 정해진 호재'라기보다는, 인프라가 채워지는 속도에 맞춰 천천히 지켜봐야 할 산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에도 의미 있는 에너지 산업 소식이 나오면 다시 정리해서 들고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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