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8800인데 내 계좌는 마이너스… 불장 뒤에 숨은 진짜 이야기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찍는데 왜 내 주식만 떨어질까요? 이달 코스피 상장 종목의 82%가 하락했습니다. 두 종목이 만들어낸 환상적인 숫자, 그리고 1999년 닷컴 버블과 놀랍도록 닮은 지금 시장의 구조를 파헤쳐 봅니다.
지수와 내 계좌의 괴리 — 당신만 그런 게 아닙니다
올해 코스피는 무섭게 올랐습니다. 6월 초 기준 코스피 상승률은 무려 101.1%. 연초 대비 두 배가 넘었습니다. 뉴스에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외치고, 주변에선 주식으로 돈 벌었다는 얘기가 들려옵니다. 근데 이상하게 내 계좌는 빨간 불이 가득합니다.
착각이 아닙니다. 이달 들어 코스피 상장 종목 중 약 82%가 실제로 하락했습니다. 780개 종목이 내려가는 동안 오른 종목은 고작 140개뿐이었어요. 지수 숫자만 보면 아무 문제 없어 보이지만, 그 뒤에서 대다수 투자자들은 손실을 보고 있습니다.
"지수 지표만 보면 아무 일이 없는 것 같지만 개별 종목 차원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다."
숫자로 보는 쏠림의 실체
얼마나 심한지 데이터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지난해와 올해를 비교하면 장세의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게 바로 보입니다.
작년에는 하루 평균 647개 종목이 오르고 288개가 내렸습니다. 대부분의 종목이 고르게 상승하는 진짜 불장이었죠. 그런데 올해 1월부터 6월 9일까지의 수치를 보면 일평균 상승 종목이 327개로 반토막이 났고, 하락 종목은 603개로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1999년 닷컴 버블과 판박이
이 패턴, 어디서 본 것 같지 않나요? KB증권이 현재 한국 증시를 역사적 버블 국면과 비교한 결과가 꽤 섬뜩합니다. IT를 제외한 전 업종이 시장 평균을 밑도는 현상이 1999년 닷컴 버블 붕괴 직전 미국 시장과 거의 동일합니다.
물론 지금과 1999년은 다릅니다. 당시 닷컴 기업들은 수익 모델도 없이 밸류에이션만 높았지만, 지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수요라는 실제 수익 기반이 있습니다. 버블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시장 구조의 형태가 역사적 버블 후반부와 닮아 있다는 사실은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FOMO가 만드는 비정상 변동성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찍어도 대다수 종목이 내리는 이 기형적 장세를 더 위험하게 만드는 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FOMO(Fear Of Missing Out, 소외 공포)입니다.
주변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로 수익을 냈다는 소식이 들리면 다른 종목을 들고 있기가 불안해집니다. 자꾸 주도주로 수급이 몰리면서 주가와 변동성이 동시에 치솟는 상황이 만들어지죠. 개별 종목의 오르내림 폭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 정작 지수를 보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이 위험을 체감하지 못합니다.
"시장 내 낙관론이 팽배해지면서 투자자들이 하방 리스크를 거의 고려하지 않고 있다. 특정 섹터와 종목에 대한 FOMO가 개별주의 주가와 변동성을 동시에 밀어 올리는 비정상적인 영역에 진입했다."
실제로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인 8700~8800을 찍었던 6월 1~2일에도 오른 종목은 각각 179개, 271개에 불과했습니다. 지수를 보면 축제 분위기인데, 종목을 보면 썰물이었던 거죠.
"올해 하반기 코스피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맞아 우상향하겠지만 변동성 또한 과거 어느 때보다 클 것이다. 펀더멘털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10% 이상 조정이 올 경우 단계별 분할 매수로 접근하고, 강세장 속에서 무리하게 추격 매수하지 않는 보수적인 투자가 요구된다."
지금 이 장세,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지수의 환상에 속지 마세요
코스피가 100% 올랐다는 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두 종목이 만들어낸 숫자가 시장 전체의 건강을 대변하지는 않습니다. 지금 장세는 극소수 주도주의 독주로 지수가 올라가는 동안 나머지 82% 종목이 하락하는 역사적으로도 드문 구조입니다. 닷컴 버블 후반부와 구조가 닮아 있다는 경고를 무겁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불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익을 올리는 것만큼, 내 돈을 지키는 것입니다.